내 작품은
자유롭다
거칠다
솔직하다
순수하다
따뜻하다
사랑스럽다
날 것 그대로다
등등의 평가를 받는다.
나는 작품 앞에서 작가는 거짓도 없어야 하고 숨기는 것도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. 현실에서는 내 모습을 완전히 보여줄 수는 없지만, 작품 앞에서는 자유롭게 훨훨 날 수 있다. 억압 받지 않는다. 작업을 함으로써 비로소 나는 진정한 나 자신이 된다. 진정한 나 자신? 그게 뭐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 창작을 하는 사람이라면 느끼는 그런 감정이 있다.
사실 어떨 때는 창작이라는 게 참 무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. 이 세상에 없는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는 것. 경이롭고 신비한 그런 느낌이 들 때가 있다. 때로는 중압감이 느껴지기도 한다.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계속 창작을 한다. 해야만 한다. 안 하면 견딜 수가 없다. 계속 무언갈 시각적으로 표현해야 직성이 풀린다.
내 작품은 개념미술하고는 거리가 멀다. 둘러 설명하지 않고 솔직하게 직관적이게 표현하니까. 내가 우리학교의 융합예술과가 아닌 순수미술과로 온 이유다. 나는 확실히 작품에 철학을 담는다거나 이론을 설명한다거나 하는 건 딱히 관심 없다. 그냥 내가 쭉 그걸 밀고 나가면 그게 철학이고 이론이 아니겠는가. 수많은 철학자들을 비웃는 건 아니다. 그러나 나는 철학 조금만 공부하려고 해도 머리가 지끈거린다. 나는 순수한 건지 단순한 건지 세상을 심각하게 보지 않는다. 그저 행복과 사랑, 자유, 평화를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다. 존 레논 이매진의 노래 가사처럼. 신도, 종교도, 천국도 지옥도 없는 그런 세상을 꿈꾼다. 이런 걸 '아나키즘'이라고 부르던데 자세히는 잘 모른다.
사회주의에 찌든 사람은 나를 멍청하게 바라볼지도 모른다. 뭐, 그러거나 말거나 신경 안 쓴다. 난 내 갈 길 가면 되니까. 난 팍팍한 삶을 살기 싫다. 어쨌거나 내가 지키고 싶은 것들을 지켜나가면서 나의 세상을 만들어 나간다. 그 세상이 바로 나의 창작 세계다. 그 세계를 함께할 사람들은 내 작품을 좋아하고, 인간 오조원을 좋아하는 사람들이겠지. 난 계속해서 내 세계를 넓혀나갈 것이다.
이 글을 읽은 사람들은 오조원의 작품과 오조원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으리라 본다. 내가 왜 창작을 하는지, 왜 순수하고 자유로운 작품이 나올 수 있는지 말이다.
2024. 2. 11